본문 바로가기

제6회 SF어워드 (2019)

SF어워드 2019 - 웹소설 부문 수상작 및 심사평

SF어워드 2019

저는 신작을 준비하기 전에 요식행위로 지금까지 써온 글들을 한번 훑어봅니다. 제가 지금까지 무슨 글을 썼는지 확인해보고, 앞으로 해야 할 말들을 정리해보곤 합니다. 때마침 요즈음이 그런 시기였습니다. 제가 써온 글들을 하나씩 읽어내려가다가 이제 막 <사상 최강의 보안관>을 읽으려는 순간 수상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얄궂은 우연이고, 일어날 리 없는 일이라 생각해서 놀랍기도 하고, 무엇보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상 최강의 보안관>이 SF어워드 최종 심사작품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강릉 현덕사라는 사찰에 있었습니다. 큰 주제 중 하나를 모순으로 잡았던 글이어서 수상 소식을 듣는 장소도 꽤 얄궂더군요. 그래도 결국, 기뻤습니다.

제가 이런 상을 받아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많이 부족할 테고, 모자란 부분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상은 앞으로 더 나아지라는 의미에서, 더 좋은 글을 쓰라는 의미에서의 채찍질로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상 최강의 보안관》 심사평 중에서

SF의 주제 대부분을 한 작품 안에서 모두 만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작품.

- 손진원


모든 분야의 심사위원들에게 꼭 일독을 권했던 작품.

- 이지용


여러 모로 SF 웹소설 역사에서 분수령이 될 만한 작품.

- 전혜정


안녕하세요. 임이도입니다. 학부생 때 저는 시를 잠깐 배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시인이었던 교수님이 하루는 과학 다큐멘터리(아마 NGC)를 보시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과학은 정말 문학적이다.” 과학을 전공으로 하면서 문학이나 철학을 아주 좋아했던 저는 상당히 많이 공감했습니다. 그때부터 과학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웹소설의 형식을 해치지 않으면서, SF의 맛을 살리는 글. 진짜 과학 교양서에 비하면 많이 모자라고, 군데군데 문학적인 진행을 위한 오류도 있겠지만, 그래도 웬만큼 전문성을 갖춘 글. 그리고 과학이라는 것의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 속에서, 인간의 다양한 속성을 관찰하고 긍정하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멋지게 쓸 수 있을 줄 알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 어렵고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한동안 제 체격에 맞지 않는 짐을 진 기분이었습니다. 그걸 내려놓으니 홀가분한 것도 있지만,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훨씬 더 큽니다. 제가 많이 배우는 글이었습니다. 류영준과 로잘린을 따라가면서 소설만이 아니라 제 전공 분야에서도 많은 공부가 되는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힘든 만큼 보람 있고 즐거운 글이었습니다. 저 자신에게 남은 것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적어도 저는 정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


《나 혼자 천재 DNA》 심사평 중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자’에 대한 대중의 판타지를 적절하게 자극한다.

- 손진원


SF라는 장르를 활용할 때 어떻게 했을 때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의미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

- 이지용


웹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을 SF적으로 잘 접목한 예.

- 전혜정


대학 시절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을 읽으며 부단히도 생명과학과 인간의 마음에 대해 얽히고설켜 있는 고리타분한 관념을 분리하려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나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이 소설에서는 안드로이드라는 용어로 통일되는데, 아무튼, 그러한 존재가 궁극적으로는 공감 능력을 깨우쳐 인간과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지만, 그 울타리에 포함될 조건에 부합되지 못한 미숙한 것들은 동족이라고 해도 단호하게 밖으로 내친다. 그렇게 소외된 외로운 자가 안드로이드와 감정적으로 소통하면서 위로와 안정을 되찾아가는 게 이 소설의 골자이다. 또한, 2077년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변해 있을지 예상하며 세계관을 짜보았다. 한반도가 물에 잠기고, 서울은 방주 도시가 되었다. 분단의 의미는 무의미해졌고, 도시를 둘러싼 장벽 밖은 전부 미지의 세계로 돌변해서 연구자들은 마치 화성 탐사하듯 장비와 차량을 동원해서 제한된 지역을 탐방할 수 있게 된다.

인구 문제는 도시에 살 자격이 되지 못하는 떨이 인간들을 장벽 밖 물과 얼음뿐인 정글로 추방하는 것으로 해결한다. 오직 아이들만이 밖에서 태어나도 선별과정을 거쳐 도시로 입양된다. 낮은 레벨의 노동은 기계로 대체되고, 그중 하나가 안드로이드이다. 국제법을 강력한 무기로 휘두르며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세계기구 IAN이 설립되고 독일을 비롯한 선진 기술 보유국에서는 생활 전반에 안드로이드 상용화가 활성화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2076년에야 서비스 직업에 한정적으로 기술 도입을 허가한 상태라 과도기이다. 일부러 과도기인 상태를 접목한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 한국은 늘 과도기 상태였고, 그 번잡하고 정신없음의 흐름에 요란하게 뒤흔들리는 것이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부류의 영화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걘 칼로 찔러도 안 죽잖아. 로봇은 고통도 못 느껴. 그렇게 프로그램되어있어.’라고 시니컬하게 중얼거리는 꼬맹이는 서양인의 관점으로 쌓아 올린 장르적 특징이지 한국인의 가치관과 이해를 대변할 수 없다. 게다가, 나는 새로운 기술의 소비자인 하율(주인공)이 이미 뿌리 깊은 선입견으로 그녀의 안드로이드를 대하는 뻔한 에피소드를 바라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첨단 기술의 첫 사용자로서 때 묻지 않고 순수하게, 그녀의 일생의 가치관에 의해 안드로이드를 평가하고 이용하고 해석하는 것을 그려내고 싶었다. 그러한 태도가 그녀의 안드로이드 변화를 이끌어냈다. 조슈아는 감정이 발현된 것을 숨기고 주인을 바꿔가며 제품으로서의 수명을 연장하고 있었다. 하율을 사랑하게 되면서 그는 안드로이드인 자신의 존재가 그녀에게는 유용한 기계 그 이상으로 발전하기를 바라고 그 목표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연재 도중 받은 독자의 의견 중 이 소설의 인간은 비인간적이고 사이코패스 같고 안드로이드는 도리어 인간보다 인간 같아서 불쌍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인간보다 훨씬 더 인간 같은 안드로이드. 나는 외계인이 사는 행성을 천문학자들이 기어코 발견하고야 마는 때보다, 앞서 말한 그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는 머지않은 미래가 더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내 안드로이드》 심사평 중에서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된 미래 세계에서 제기될 수 있는 첨예한 문제의식을, 로맨스 클리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보여준 수작

- 손진원


로맨스 장르의 자장 내에서 SF가 구축된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보았을 때 마치 가장 중요한 표본을 발견한 것과 같은 기분

- 이지용


성인 대상의 SF 로맨스가 얼마나 감각적이고 농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

- 전혜정






웹소설 부문 심사위원
손진원

이번 SF어워드에서 처음으로 웹소설 부문을 신설했다. 사실 SF 웹소설의 후보작 리스트를 만드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다. 웹소설을 유통하는 플랫폼 대부분은 메인 장르 카테고리에 SF를 제시하지 않는다. SF는 다른 장르 카테고리 안에 하위분류로 제시되거나, 작가가 적어내린 작품 소개를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분류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때문에 웹소설 안에 SF로 분류될만한 작품은 희귀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많은 웹소설 작품들이 SF의 소재들을 가지고 나름의 세계관을 구축한 경우가 많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SF로 규정해야 하는지, 장르의 범위를 어떻게 지정하느냐에 따라서 후보작 작품 수가 대폭 축소되거나 기한 내에 도저히 읽어낼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결국 기한 내에 출간한 작품 중, 서사적으로 테크놀로지가 주요 소재로 쓰이거나 전체 세계관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만을 SF 작품으로 제한, 겨우 후보작 목록을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심사위원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분류된 것이기 때문에 후보작 리스트가 다소 일관성 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웹소설 작품들이 SF적 상상력에 조금씩 빚을 지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여 다소의 참작을 바랄 뿐이다. 나의 경우에는, 사이버스페이스나 외계지역과 같은 가상공간에 진입하는 과정이 무리하게 생략되거나, 그 가상공간이 단순히 판타지 세계와 진배 다를 것이 없다거나, 아포칼립스의 위기를 거칠게 ‘게이트가 열렸다’는 서술로 갈무리하거나, 주인공이 폭발적인 힘을 얻는다는 (작가조차 이유를 모르는) ‘기현상’이 제시되는 경우는 모두 후보작에서 제외했다. 위의 요소들은 SF 장르만이 전달할 수 있는 (이번 심사에서는 특히) 하이-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서사적 경이감을 표현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웹소설이 일반적으로 장편 연재 매체로 인식되는 사실을 감안해 50회 이상 유료 연재 혹은 25만자 이상의 유료 전자책만을 후보로 올렸다. 특히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독서의 긴 호흡을 무리 없이 이어나갈 수 있는 서사적 힘을 가지고 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다.

웹소설 후보작 중에 일부는 SF 장르의 여러 관습들에 의존한 작품이 더러 있었다. 특히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 중에는 6-70년대 한국의 스페이스 오페라를 벗어나지 못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모종의 이유로 특수한 능력을 얻게 된 한국인 캐릭터가 전 지구적/우주적 사건을 헤쳐 나간다’는 이야기 틀에서 만약 어떤 요소에서도 독자에게 경이감을 전달할 수 없다면, 그리고 주인공의 능력치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 세심하게 계획되지 않는다면 작품의 매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외계의 접촉’, ‘우주 탐사’ 하면 떠오르는 단편적인 장면들을 이어붙인다고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른 콘텐츠에서도 얼마든지 우주 배경의 스토리를 접할 수 있는 독자들을 유인해 ‘바로 이 작품’을 읽게 하려면 작가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본심에 오른 『에볼루션!』은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주인공 캐릭터의 개성은 물론, 강력한 능력을 얻어 발전시키는 당위성과 캐릭터의 성격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주인공이 우주와 지구를 종횡무진하는 과정이랄지, 전체 이야기를 지탱하는 세계관 역시 잘 짜인 작품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게이트의 등장과 헌터 각성’이라는 클리셰 역시 작가가 설계한 전체 스토리라인에 잘 담겨져, 다른 헌터물 작품에 비해 설득력 있게 제시되었다.

『블라인드』 역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앞에 설명했던 작품 군과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작품 속 ‘블라인드’(들)에 대한 설정이 결말에는 흐지부지 사라져 서사적 흐름이 단단하지 못하다는 인상이 남아 아쉬웠다. 이 작품에서 ‘집착공’ 캐릭터가 외계 종족의 특수성으로 발현되는 것 같이, BL 작품 중에는 SF적 소재를 섹슈얼리티와 관련해 피상적으로 처리한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레인보우 시티』는 ‘공과 수’의 섹슈얼리티 문제가 ‘돌연변이’ 키워드로 다뤄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포스트-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의 정치적 문제에 대한 논의까지 나아간 작품이다. 로맨스인 『낙원의 이론』 역시 대재앙 이후 건설된 도시 문명의 음모와 정치적 문제를 ‘동조자’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풀어나갔다. 본심작에 오른 BL과 로맨스의 작품들은 음울한 디스토피아 세계관 속에서 시스템의 부조리와, 특별한 힘을 가진 소수자들의 희생과 고군분투를 담아내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BL과 로맨스 카테고리의 작품들은 캐릭터의 사랑 성취가 중요한 목표라 할 수 있다. 세계관을 고민함과 동시에, 캐릭터 다수의 감정선을 고려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본심에 오른 BL과 로맨스 작품들은 대체로 감정선과 작품의 세계관 모두 세심하게 그려져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중에서도 우수작으로 선정한 『내 안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된 미래 세계에서 제기될 수 있는 첨예한 문제의식을, 로맨스 클리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보여준 수작이었다. 특히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대한 문제를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풀어나가는데, 성적 대상화의 함정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오히려 독자들을 강력하게 설득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었다. 입체적인 인물들과 섬세한 감정선, 게다가 로맨스적인 결말을 그려내면서도 단순히 독자가 낭만에 젖지 못하도록 외전을 통해 균열을 내는 과감함까지 보여주었다.

포스트-좀비 아포칼립스인 『나는 아직 살아있다』는 ‘생존물’이라는 키워드에 알맞게 서스펜스를 잘 이용한 작품이다. 대안가족을 지키는 주인공을 원톱으로 내세운 ‘남성 영웅’ 서사로 독자들의 몰입을 유도한 반면 2부의 배경 전환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하고, 생존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좀비 아포칼립스의 배경 설정이 다소 모호하게 처리된다는 점이 아쉬웠다.

웹소설의 특성상, 후보작에는 강한 주인공 캐릭터가 서사의 ‘고구마’(장애물)를 시원하게 해소하는 ‘사이다’ 전개를 보여주는 작품이 많았다. 당장 독자의 흥미를 충족시키기 위해 완성형 주인공을 내세우거나 눈앞의 장애물을 여러 번 가볍게 뛰어넘는 건 다반사지만, 장기 연재 형태로 사건들을 다이내믹하게 제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는 게임 속 가상세계와 현실을 오가며 꾸준하게 주인공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우수작으로 꼽은 『나 혼자 천재 DNA』는 주인공을 강조하는 최근 웹소설의 스타일을 따르면서도, 질병을 둘러싼 사회적 편견과 최근의 이슈들을 진지하게 다룸과 동시에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상상력을 마음껏 뽐낸 작품이다.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생태학적 문제 및 정치·사회적 논란의 해소를 ‘연구윤리의 화신’이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진리를 탐구하는 자’에 대한 대중의 판타지를 적절하게 자극하는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지닌다.

대상작 『사상 최강의 보안관』은 위에서 언급했던 주제 대부분을 한 작품 안에서 모두 만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작품이었다. 포스트휴먼 시대 디스토피아에 대한 상상력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계급으로 나누어진 도시구획과 시스템의 부조리를 다루면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안드로이드, 전뇌화, 클론, 사이보그 등의 목소리를 통해 다각도로 그려냈다. 작가는 주인공의 활약상을 통해 사이버펑크 도시의 면면과 디스토피아적 현실을 드러냄으로써, 이야기의 흐름과 세계관 전체를 장악하고 다양한 캐릭터들 사이의 화합과 알력을 박진감 있게 전개해냈다. 2019년 웹소설 부문의 대상작으로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은 만장일치로 대상작과 두 편의 우수작을 선정하였다. 수상한 작품들은 (원래 카테고리에 분류되어 있던) 로맨스나 판타지 웹소설의 트렌드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SF 장르가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는 쟁점들을 첨예하게 다루면서 작가 나름의 개성까지 착실하게 담아냈다. 이번 SF어워드를 계기로 웹소설에서도 다양한 SF 작품들이 출간되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심사위원장/웹소설 부문 심사위원
이지용

웹소설 분야는 SF어워드에서 2019년부터 신설된 분야이다. 웹소설 분야의 신설에 대한 요청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미뤄지다가 비로소 시작 할 수 있게 되었다. 웹소설 분야가 신설될 수 있도록 힘써주신 운영위원을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분야 자체가 신설되었기 때문에 심사대상부터 기준까지를 처음부터 정해야 했다. 특히 대상을 정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에서 분류하고 있었던 SF 외에도 SF의 영역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작품들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거의 모든 플랫폼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가까운 작업들을 진행해야 했다. 그래서 어떠한 서사를 SF로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위해 심사위원 세 명이 몇백 편이 넘는 작품들을 각각 읽어야 했다.

특히 게임판타지의 경우에는 게임이라는 테크놀로지의 활용이라는 점에서 SF로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나, 상당수의 작품에서 게임의 테크놀로지 보다는 게임 내의 세계라는 이(異)세계적 배경과 캐릭터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UI의 활용 등에서 그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처음에는 플랫폼 당 300여 편이 넘는 작품들이 심사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었으나, 논의를 통해 과학 기술과 관련된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그것이 전체 이야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주도적인 서사를 최소의 기준으로 정하고 이에 부합되는 작품들로 대상을 조정했다. 심사위원단이 평소에 웹소설 작가와 관련 영역에 대한 활동을 하고 있어서 독서를 누적하지 않았었다면 시작하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사명감과 같은 자세로 이러한 작업에 참여해 주신 심사위원분들과 시작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운영위원회에 감사드린다.

웹소설 작품들을 다시 점검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웹소설 작품들의 SF의 장르적 설정과 코드들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유로운 소재의 변주와 서사의 속도감, 그리고 캐릭터와 세계관의 변화에 대한 자유도들은 특히 눈여겨볼 만 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설정을 새롭게 활용하는 감각들과, 장르로서의 가능성까지 다양한 의미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 예심과 심사범위를 정하는 과정은 지난 했지만 한국 웹소설이 왜 매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의 일부를 SF의 영역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아울러 SF의 미래적인 가능성 역시 웹소설에서 이미 태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있는 과정이었다.

엄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만난 본심 대상작 9편은 읽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특히 웹소설 시장에서는 익히 유명한 작품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그 작품들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도 즐거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를 위해 몇 작품들만 추려내야 하기 때문에 읽기의 즐거움과 구분되는 다양한 의미들을 찾기 위해 몇 번이고 정주행을 했음을 밝힌다. 특히 본심에 올랐지만 아쉽게 최종작으로 선정되지 못한 작품들도 모두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좋은 작품들이었다. 세부 장르로 나누어 본다면 특히 BL 장르에서 SF라는 장르코드들을 능숙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지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레인보우 시티>였는데, BL에서 SF라는 장르가 어떻게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물론 이와 함께 BL에서의 SF에 대한 한계들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섹슈얼리티를 다루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대상화를 상징화를 통해 우회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닌가란 의구심이 바로 그것이었다. 실제 SF 서사에서 외계인이나 로봇과 같은 비인간 캐릭터들의 형상화는 마이너리티를 우회적으로 대상화하는 경향으로 사용된 역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들이 비단 웹소설이나 BL이라는 특정한 영역의 특징이라고만은 볼 수 없지만 말이다.

실제 웹소설에서는 SF는 어반판타지처럼 보이는 작품들도 많았다. <낙원의 이론>이나 <블라인드>와 같은 작품들은 이러한 영향권 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SF적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전체 서사의 흐름을 놓고 보았을 때 다소 아쉬움 지점이 있었기에 최종심에 오르지 못했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 등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SF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 그랬었다는 것을 밝힌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종심에 오르지 못한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라고 할 수 있다. 심사위원 본인도 이미 예전부터 구독을 해오고 있는 작품이었고, 한국의 게임판타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게임을 다루면서 테크놀로지에 대한 견지를 잃지 않고 있는 수작이지만 서사가 전개되면서 초반에 보여주었던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들이 다소 희미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아쉽게도 최종심에 선정하지 못했다. 좋은 작품을 써 주셔서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셨던 작가님들께 감사를 전한다.

그 결과 최종심에 오른 작품들은 각각 웹소설로의 특징과 세부 장르별 가능성, 그리고 그것이 SF적인 의미들과 만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효과들이 극대화된 작품들이었다. 특히 <사상 최강의 보안관>의 경우엔 거의 모든 지점에서 완벽하게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작품이었다. 필력이라고 명명되기도 하는 서사를 이끌어 나가서 독자들을 주도하는 힘이 일단 너무 안정적이었고, SF적 소재들을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 역시 눈여겨 볼 만 했다. 특히 오버테크놀로지가 세계관에 얹어지게 되면 판타지와 같거나 무언가 거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기도 한데, 이 작품에서는 일상적인 문제들로부터 거대한 사건들까지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긴장감들은 한번 정주행을 시작하고 나서 마지막화까지 막힘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SF적 상상력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어워드의 목적에 부합하는 수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부담스럽거나 딱딱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 과학기술로 인해서 작품 내의 세계가 영향을 받는지를 잘 보여준 지점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이 작품은 심사를 마치고 심사위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면서 모든 분야의 심사위원들게 꼭 일 독을 권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나 혼자 천재 DNA>와 같은 경우엔 소재의 활용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웹소설에서의 한 기류인 전문가물로도 분류해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과학기술 중에서도 생물학 분야의 전문정보들을 능숙하게 활용하고, 이를 통해서 세계관을 구축해 나가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정보를 다루는 신선함과 더불어 캐릭터의 직조 역시 탄탄하게 되어있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내내 흥미로움을 계속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는 웹소설에서 SF라는 장르를 활용할 때 어떻게 했을 때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의미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였고, 이렇게 전문가 물에 과학적인 정보들이 담기는 패턴을 통해 이후로도 다양한 이야기의 변주들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내 안드로이드>와 같은 경우엔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작품이었다. 로맨스 장르의 자장 내에서 SF가 구축된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보았을 때 마치 가장 중요한 표본을 발견한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 기본적으로 서술은 연재형의 웹소설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종이책 서사들에서도 볼 수 있었던 형식과 비슷해 보였지만, 그것보다는 디스플레이에서 무리가 없는 흐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로맨스 장르가 가지고 있는 인물들 간의 관계의 재미와 긴장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게다가 등장하는 SF적 요소인 안드로이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다양한 해석, 그리고 그것의 활용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특히 안드로이드 등의 비인간 캐릭터들을 사용할 때 단지 장르의 코드들만 표피적으로 차용하는 경우, 그러한 존재들이 서사 내에서 어떠한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찰이 적은 경우가 많다. 이는 웹소설 만의 특징이 아니라 비인간 캐릭터들을 사용하는 거의 모든 서사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실수들이다. 하지만 <내 안드로이드>는 이러한 지점들에 대한 이해가 돋보였고, 그 결과 소재의 활용이 주제에 미치는 영향력의 긴밀함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웹소설 부문 심사위원
전혜정

2019년, 처음으로 SF어워드에 웹소설 분야가 신설되었다. 그간 웹소설을 둘러싼 많은 시선들이 있었다. ‘10대가 읽고 쓰는 인터넷 게시판형 픽션’에서부터 ‘좀비화 된 대중문학’이라는 인식이 그 한 축이다. 반대로 ‘시대착오적 문학 판도를 뒤집을 혁명적 패러다임’처럼 난데없이 거대한 의미가 부여되기도 하거나, ‘유튜브와 비슷한, 스낵컬처 속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아이템’와 같은 사업적 분석도 있다. ‘웹소설 독주회까지 굳이 찾아와서 순문학이니 장르문학이니 하는 소리 좀 나게 하지 말라’라며 불쾌감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순문학이 장르문학을 내려다보던 관점 그대로, 장르문학에서 웹소설을 내려다보려는 관점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직도 웹소설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웹소설은 짧은 시간 안에 문학과 엔터테인먼트적 속성을 다 뭉쳐가며 몸집을 부풀린 거대 혼종이 된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웹소설을 ‘장르문학의 모바일 커스텀’으로 인식하고 있다. 장르문학의 줄기에서 이해하되, 매체의 속성에 따라 그 예술적 형식이 특화되는 미디어 스토리텔링 관점으로 분석한다. 웹툰이 출판만화와 비교하여 어떤 차이와 반복을 수행하는지 이론 정리하던 작업과도 비슷하다. 즉 웹소설은 우리 장르의 뉴타입이다.

그러니 SF어워드에 웹소설 분야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안드로이드를 놓고 인권을 고민할 줄 아는 SF계에서 가장 먼저 제도의 문을 여는 것도 당연하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새로운 인류와의 공존을 인정하자던 SF 속 캐릭터들의 결단처럼 웹소설 분야가 신설된 것이다. 그 결정에 감사드린다.

압도적 감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로, 심사위원을 그만두고 탈주하고 싶다는 충동은 거셌다. 일반적으로 SF라고 볼 수 있는 설정들, 이를 테면 게임 속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을 추려보면 한 플랫폼에서만 300건 넘게 검색되었다. 분량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게임 속 세계’라는 설정은 상당히 SF적이지만, 만약 그 게임이 농장 경영 게임이라면? 또는 판타지 게임 속에서 신분 상승을 노리는 중세적 가치관의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면? 흔히 게임소설로 분류되는 웹소설 전부를 SF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토론 끝에 조건부로만 인정하기로 했다. 게임은 물론, 가상세계, 타임머신, 타임슬립, 거듭되는 시간, 이세계를 잇는 포탈처럼 SF적 소재라도 이것들이 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SF적인 세계관이나 가치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경우에만 후보에 남기기로 했다. 이렇게 다분히 전통적이고도 엄격한 합의 하에 작품들을 읽어보고 분류하면서 많은 수를 제외했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작품들이 (수십에서 수백회차를 자랑하는) 예심작에 남아 있었다. 상당수는 대중적으로도 큰 흥행까지 했다. 외부에서 웹소설을 문학으로 보느냐 마느냐 하고 있는 동안, 이미 웹소설 내부에서는 수많은 장르문학들이 나름의 형식을 완성한 채, 대중과의 랑데부에 성공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기나긴 여정 끝에 <70억분의 1 이레귤러>, <나 혼자 천재 DNA>, <나는 아직 살아있다> <낙원의 이론> <내 안드로이드> <레인보우 시티> <블라인드> <사상 최강의 보안관> <에볼루션!>을 본심에 올렸다. 이 중, 대상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사상 최강의 보안관>을 선정하였다. 정통 SF 하드보일드에 기대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수작으로, 보안관인 주인공이 부업으로 흥신소(!) 일을 겸하며 겪게 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다. 가벼운 농담들이 어두운 세계관과 균형을 이루고 있고, 묵직한 주제의식이 매 에피소드마다 존재감을 드러낸다. 얄팍한 통찰로 설교하려 하거나, 서투르게 갈등을 봉합하려 들지도 않는다. 때로는 인류 커뮤니티에 대한 희망 자체를 포기한 듯한 작가의 시니컬함도 엿보이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각 개별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이를 보상한다. 웹소설답게 전개가 빠른데 밀도도 높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쫀쫀한 구성도 노련하다. 여러 모로 SF 웹소설 역사에서 분수령이 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수상으로는 <나 혼자 천재 DNA>와 <내 안드로이드>를 선정하였다. 2등과 3등의 순서에 대해서 심사위원 간에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이 둘을 우수상으로 선정하는 데에서는 역시 만장일치였다. <나 혼자 천재 DNA>는 웹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을 SF적으로 잘 접목한 예다. 웹소설에서는 무력, 외모, 애교(?), 재력, 게임 스킬, 인생 경험 등등,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그 능력을 활용하여 어려운 문제를 시원스레 해결해 나간다는 식의 이야기 패턴들이 있다. 이런 패턴이 지향하는 감정은 후련함이다. 기연을 얻어 무림 최고 고수가 되는 주인공을 등장시키던 무협소설이 그랬던 것처럼, 이런 패턴의 웹소설은 답답한 일상에 지친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제공한다. <나 혼자 천재 DNA>는 바로 그 능력이 의생명학-이렇게 요약하기도 어렵지만-이다. 생명의 신비를 혼자 꿰뚫게 된 주인공은, 거대한 글로벌 기업과 자본주의가 가진 부조리를 박살내 가며 질병 없는 세상을 향해 질주한다. 그에 더하여 그가 엄격한 연구윤리에 집착하는 성격이라는 설정은, 현실의 부패와 불공평함에 지친 독자들에게 저릿한 후련함을 선사한다. 갈등이 지나치게 짧고, 계속 승승장구만 한다는 점에서 이야기에 몰입시키는 플롯의 묘미는 떨어질지도 모르나, 오히려 스트레스에 취약한 독자들이 정착할 이야기는 바로 이런 작품일 것이다.

<내 안드로이드>는 성인 대상의 SF 로맨스가 얼마나 감각적이고 농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성적 대상화된 안드로이드를 소재로 삼는 것은 SF 내에서는 흔한 발상이지만, 그것을 그저 사건의 계기로만 이용하거나, 선정적인 관심을 유발하는 데에 그치는 작품들도 역시 흔하다. 하지만 <내 안드로이드>는 과잉된 자의식에서 비롯된 선언 없이, 사랑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느끼는 안드로이드의 내면을 따라갈 수 있는 섬세함이 훌륭하다. 캐릭터에 대한 윤리적 판단이나 호불호에 대한 감각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이 작품이 SF로서만이 가능한, 잘 만들어진 로맨스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최종 3편에 포함되지 않은 본심작들은 무척 아깝게 느껴진다. 작품성이나 재미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그저 SF로서의 가치관과 정체성이 최종 후보에 오른 세편보다 약간 멀었을 뿐이다. 기회가 된다면 본심작들도 모두 읽어봐 주었으면 한다.

이번 어워드를 통해 이런 작품들을 외부에 소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짜릿함을 느낀다. ‘느 집엔 감자 없지?’ 라는 점순이에게, 첨단기술로 경작되는 거대한 감자 농장을 헬기로 견학시켜주는 기분이다. 이런 작품을 심사한다는 명목으로 마음껏 읽을 수 있게 되어서 행복했고, 웹소설 분야를 맡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무척 영광이었다.